돌려돌려 화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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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하다보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지요.

투자 기간이 길어지다보면 투자에 실패하는 사례는 당연히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에게도 10년간 주식 투자 생활을 하며 제 스스로 투자에 실패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썰 풀기에는 투자 성공사례보다 망한 사례가 월등히 재미있는 법.

저의 투자 실패 사례를 제 과거 투자 당시 시각과 반성을 위주로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첫번째 투자 실패 사례는 '모바일 런게임(횡스크롤로 뛰어가는 게임)'의 조상 '쿠키런'을 개발한 데브시스터즈입니다.

 

 

애증의 쿠키런 개발사 데브시스터즈

 

<< 이 회사는 아직 안 망했으며, 정상적으로 영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투자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례이기때문에 지금 투자를 하시고 있는 분들께서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데브시스터즈 투자 당시 상황 소개(희망편)

쿠키런이라고 하는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여, 초창기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굉장한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2010년대 초반 쿠키런의 열풍으로 코스닥 상장까지 하였으며, 상장 당시에 주당 77,000원 시가총액으로는 9천억 가량 되면서 요즘 주식 열풍과 버금가는 성공적인 IPO를 하게 됩니다.

2014년 10월 데브시스터즈 코스닥 시장 상장

 

성공적인 IPO를 마치면서 어마어마한 총알을 쥐게된 데브시스터즈는 기존 쿠키런 게임을 업그레이드하고, 쿠키런에 나오는 귀여운 게임 캐릭터들을 상품화하여 여러가지 캐릭터 사업도 진행하였고, 인기있는 쿠키런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하여,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개발합니다.

 

또한, 그때 당시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과 같은 선진 복지제도를 직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유능한 게임 개발 인력을 유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런게 기업의 본질이 아닐까하는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식당이 굉장히 유명한 데브시스터즈
점심 메뉴 ㅎㄷㄷ합니다

 


■ 데브시스터즈 투자 관련, 나의 스토리(절망편)

게임회사는 직원들의 지적 노동에 의해서 생산되는 산출물을 팔기 때문에 여타 다른 제조업이나 유통 등 사업형태에 비해서 마진이 굉장히 높습니다(성공할 경우).

특별히 들어가는 재료도 없고, 장비도 컴퓨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외부로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여러 자료들로 미루어보건대 데브시스터즈는 회사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직원들에게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고, 이런 높은 직원복지로 인해 창의력이 필요한 게임 회사에 좋은 산출물(게임)이라는 결과로 도출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당시 엔씨소프트나 넷마블 등 메이저 게임회사들이 있었지만, 그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을 가졌고 직원들이 회사에 갖는 불만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던 실정이라 분위기도 좋고 좀 더 창의적인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데브시스터즈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거기에 당시 저는 회계사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재무제표 상의 데이터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내려갔지만 아래의 표에 빨간색 박스 상의 내용을 보시면 회사가 갖고 있는 순자산이 어마어마합니다. 2019년 기준으로 순자산이 1천 억인데, 제가 투자하기 시작했던 2015~16년도에는 그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1,500억이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IPO당시 어마어마한 총알을 챙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데브시스터즈 재무 요약

 

그에비해 데브시스터즈의 시가총액은 순자산보다 낮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순자산은 1,000억이며 시가총액은 900억인데 100억이나 주식가격이 싼 상태입니다.

 

2020년 현재 데브시스터즈 시가총액

 

시가총액이 순자산 가격보다 낮다는 이야기는 아주 쉽게 설명하면 어떤 돈 많은 부자가 데브시스터즈의 주식의 100%를 900억원에 사서 직원들 다 내쫓고 폐업해버리면 회사내의 현금성자산인 1,000억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물론 여러가지 법적인 요건과 대규모 주식을 취득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요건들로 인해서 쉽지 않은 방법이긴 합니다.

 

당시 초짜 가치투자자였던 저는 창의력을 물씬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근무조건을 가졌으며, 새로운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기까지 필요한 자원을 거침없이 투자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데다, 지금 다 팔아도 주식 가격이 싼 상태인 이 데브시스터즈 주식이야말로 최고의 가치주이자 성장주, 기술주라고 판단하며 신나서 투자하게 됩니다.

 

 

난 이제 부자다ㅏㅏㅏㅏ

 

 

그로부터 5년 뒤,

 

2014~2020년 데브시스터즈 주가 흐름
고인의 살아생전 행복했던 모습.jpg

 


■ 데브시스터즈 실패 원인 분석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데브시스터즈로 금전적으로 손실을 보진 않았습니다.

제 나름의 주식 기술인 물타기와 분할 매수, 매도 방법을 사용하여 떨어질때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여 평단가를 낮추고, 갑자기 급등할 때 50%정도 매도, 다시 떨어지기 시작하면 또다시 매수, 갑작스런 급등에 또다시 매도를 반복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저의 데브시스터즈 투자가 실패했다고 평가합니다.

왜냐면 투자를 했던 약 4년간(2015년 쯔음에 사서 2019년에 모든 주식을 다 팔았습니다.) 데브시스터즈라는 회사에서는 제가 예상했던 높은 직원 복지를 통한 창의력 넘치는 게임 개발, 높은 자본력을 활용한 새로운 게임 개발 등의 과업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않았는지 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발하겠다고 하는 게임들은 이미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게임들에 본인들의 IP를 갖다붙인 새로운 것이 하나 없는 게임에다 그마저도 출시일에 단 한 번도 못 맞췄습니다.

개발하겠다고 한 게임들은 몇년씩 감감무소식에 회사의 영업이익은 처음에 만들었던 쿠키런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임 회사가 게임 잘 만들 것 같아서 투자를 했더니 중국의 양산형 모바일 게임보다도 못한 게임을 만들어대니 제 투자는 실패한 셈인 것이지요.

 

이 때문에 데브시스터즈는 여러 주식게시판에서 투자자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데브시스터즈 주식 게시판

 

직원들은 비싼 스테끼(스테이크)먹는데, 주주들은 풀 씹는다고 직원들 일 하는거 맞냐라는 원성글들이 난무합니다. 네이버에서도 데브시스터즈로 검색하면 신작게임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다와 같이 게임회사에 걸맞는 기사보다 직원 복지가 어떻다, 식당 밥이 참 맛있더라와 같은 본업 이외의 회사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당장 데브시스터즈만 쳐도 바로 직원복지에 대한 내용 수두룩

 


나의 투자가 왜 실패했을까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당시 재무제표 상의 재무상태는 굉장히 튼튼했고, 제품(게임)이 나올 수 있는 '구조'는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오지 않았던 까닭을 '제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1. 게임이 안나옴

게임의 완성도는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이 제때 나오는 것입니다.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피드백 받고, 유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무엇을 싫어하는 지를 판단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게임 출시 아니겠습니까? 욕을 먹던 칭찬을 받던 뭐가 있어야 칭찬이던 욕을 하는데 이 회사는 얼마나 대단한 게임을 만들려는지 몇 년째 출시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시겠지만,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을 하는게 아닌 겁니다.

 

2. 개인의 창의력은 어떤 환경에서 나오는가

(아주아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런 의견도 있구나하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데브시스터즈를 투자하면서 사람의 창의성이 언제, 어떻게 나올지를 고민해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의성은 굉장히 편안한 상태에서 나온다고들 하지만, 많은 게임회사나 IT회사의 사례에서 보면 마냥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유명한 예술작품이 작가, 작업자의 고뇌와 아픔, 슬픔에서 나왔듯, 게임도 이런 예술작품처럼 극한 상황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에닉스사의 드래곤 퀘스트라던가 스타크래프트, 폴가이즈 등도 굉장한 영업 위기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활을 걸고 만든 작품이기도 하구요.

실리콘 밸리의 경우 많은 직원들이 높은 연봉과 높은 복지를 누리지만, 그에 상응하는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가차없이 나가리 되기 때문에 살아남기위해 머리를 쥐어짜야하는 구조입니다.

직원과 경영진 머리통 터지도록 살아남기위해 아이디어를 궁리합니다.

 

이에 비해, 이 회사는 인풋은 많은데 아웃풋이 부족합니다. IPO당시 너무 많은 돈을 땡겼기 때문일까요? 

너무 여유롭게 게임을 만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현재 제작하는 게임들의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만드시는 중이겠지만, 결과만 봤을 때 게임이 안나오니까요.

 

기술회사치고 평화로운 분위기

 


결국 사업이 성공해야 주식 가격도 오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사고파는 것때문에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 가지고서는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긴 어렵습니다.

적어도 좋은 뉴스기사와 같은 '소재'거리라도 있어야 사람들의 어그로가 끌릴텐데 말이죠.

어그로의 끝판왕은 회사가 돈을 잘 버는 것입니다.

알아서 자동으로 광역어그로를 끌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어줍잖게 본업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적어도 지금까진) 회사에 투자하여 실패를 맛보게 되었고, 이 경험은 제 투자 인생과 제 가치관에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게임회사를 구매할 때 회사대표가 얼마나 직원을 가혹하게 잘 쥐어짜는지 확인하고 들어가려고 합니다.

 

 

다음 실패는 없다

 

 


 

 

주식 시장이 이렇게 가혹합니다. 

데브시스터즈에서 나온 게임이 공개 첫주부터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대폭 상승하고 있네요.

거참. 하아... 후우...

 

 

쿠키런 킹덤 흥행? 데브시스터즈 주식 난 팔았는데...

아무리 기대감에 흘러가는 주식 시장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됩니다. 주주로서가 아니라 게이머로서 이해가 안갑니다. 데브시스터즈가 연속 상한가라니요... 이해

superopenmind.tistory.com

 

 


■ 주린이를 위한 투자가이드

이 글은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주린이들 위한 글들입니다.

 


■ 붕어빵으로 알아보는 재무, 주식

주식 투자를 처음하는 주린이들을 위해 어려운 재무지식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였습니다.

아주 간단한 구조를 가진 붕어빵집을 활용하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하였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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