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돌려 화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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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투자 이야기 써보니 재밌네요.

나름 투자 내용 정리도 되고, 오랜만에 각성도되구요.

망한 투자 경험을 생각하다보니 유난히 게임회사 투자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국내 PC게임 시장을 선도했던, 많은 PC게이머들의 추억의 한켠에 남아있는 소프트맥스 투자 실패기입니다.

 

전설의 소프트맥스


■ 소프트맥스의 추억

제가 초딩이었던 90년대 후반에는 386, 486, 586으로 불리는 컴퓨터들과 ADSL이라는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PC 패키지 시장이 가장 호황기(?)를 누렸던 시기였습니다.(물론 와레즈 때문에 반토막 났지만서도...)

당시 저도 컴퓨터를 사게되면서 자연스럽게 PC 게임을 즐기게 되었고, 저의 인생게임을 만나게됩니다.

바로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시리즈'입니다.

 

소프트맥스 창세기전3 파트2

완벽에 가까운 게임OST와 그 당시 보기 힘들었던 성우 더빙, 수려한 일러스트와 게임 내 개성 강한 캐릭터, 호불호가 갈리지만 저의 가슴을 후벼팠던 스토리까지 창세기전 시리즈는 아직도 제 가슴 속에서 최고의 게임입니다.(많은 올드게이머들도 저랑 비슷한 사람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게임 패키지가 5만원 정도 했었는데, 요즘 게임도 5만원 정도에 살 수 있으니 굉장히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거의 20년전;; ㅎㄷㄷ)중딩이었던 저는 이 창세기전 CD 한 번 사보겠다고 아파트 경비아저씨한테 쫓겨가며 찌라시(전단지)를 돌려댔고, 그렇게 제 처음 게임 CD를 구매하게 됩니다.

 

창세기전 시리즈 이후로 나온 4leaf(주사위의 잔영), 마그나 카르타(망겜)1,2 , 창세기전 모바일게임, 테일즈위버 모두 다 즐겁게 즐겼고, 이런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소프트맥스는 저를 포함한 많은 게이머들에게 굉장히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웰메이드(...) 2d 게임을 만들고, 국산 게임사의 자존심인 이 소프트맥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고,  앞으로 나올 창세기전 리메이크나 새로운 시리즈인 마그나카르타의 미래를 믿고 투자를 진행하였고, 저도 그렇게 소프트맥스의 주식을 구입하게 됩니다.


■ 소프트맥스 주식 투자 실패 이유 분석

주식계에는 여러 명언들이 존재합니다.(Do it johnber 같은...)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소개해드리겠지만 저의 소프트맥스 투자 실패 사례와 정말 찰떡같이 일치하는 명언이 있습니다.

 

바로, "주식(기업)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입니다. 

 

저는 소프트맥스와 사랑하고 있었습니다(ㅋㅋ). 일방적인 짝사랑이었지만요.

사랑에 빠지게 되면 상대방의 단점, 흠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은 눈에 잘 안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잘 못을 하거나, 이상한 짓을 하더라도 그냥 봐주고만 싶어집니다.

 

처음 소프트맥스 주식을 샀을 무렵에 저는 주식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주식 초보자였습니다만 회계학을 전공하여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었고, 오래된 게이머로서 이 게임이 똥겜인지 갓겜인지 구분할 수 있는 눈은 있었습니다.그 당시 소프트맥스는 SD건담 파이터라는 온라인 게임과 XBOX용 마그나카르타 시리즈를 개발했었는데, 해당 게임들로는 그닥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해서 적자를 내거나 근근히 이익을 내며 숨만 간신히 헐떡헐떡 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원래 같았으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주식이겠지만, '나의 창세기전을 만들었던 추억 속의 소프트맥스는 다를 거야', '예전처럼 다시 게이머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게임을 만들어줄거야라고' 스스로 추억보정을 하며 투자를 지속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소프트맥스의 필살기인 창세기전 시리즈의 신작이 온라인게임으로 개발된다는 소식과 함께 또다시 게이머들을 불타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팔았어야 했습니다.

소프트맥스의 시작과 끝을 장식해버린 창세기전

창세기전4의 티저영상은 나름 훌륭했습니다만, 한참 뒤에 이뤄진 비공개 게임 테스트에서는 저처럼 추억보정 받은 게이머들이 나름 괜찮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사실 똥겜이었습니다.

PC로 서비스를 하는 게임이었지만, 그 당시 중국에서 만들던 모바일게임보다도 퀄리티가 떨어졌거든요.

이때라도 팔았어야 했습니다.

소프트맥스 주가에 천지파열무!

 

아닐거야 아닐거야 하면서 결국 발매까지 기다렸고, 역시나 게임은 참혹했습니다.

 

어떤 창세기전 골수팬은 창세기전4를 플레이하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첫 사랑을 사창가에서 만난 기분이었다."

많은 창세기전 팬들이 얼마나 크게 상심하고 실망했는지 정말 충격적으로 잘 표현해주는 문장입니다.

창세기전 팬들 마음에 아수라파천무!


많은 논란과 함께 1년여간의 짧은 여정을 끝으로 창세기전4는 서비스를 종료합니다.그와 동시에 소프트맥스라는 회사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ESA라는 사명으로 변경하면서 경영자도 바뀌고, 게임도 만들지 않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회사로 변경됩니다.

그냥 다른 회사가 되었다고 보는게 맞지요.

 

투자에 실패하여 금전적으로 손해는 보았지만, 이상하게 그 돈이 엄청 아깝지만은 않습니다.가장 좋아했던 회사의 시작과 끝을 같이 했기 때문일까요.물론 엄청 많은 돈을 투자했다면 이렇게 추억이라면서 글을 쓰지도 못했겠지만, 다행히도 그렇게 열렬히 사랑하지는 않았나봅니다.

 

여러분들도 저처럼 주식을 하되 홀딱 빠져서 투자하지는 않길 바랍니다. 사랑을 하더라도 꼭 상대방의 조건을 잘 살피시고(...), 양다리, 문어발 다리로 여러명을 사귀시어(;;) 부디 내 자산에 안녕을 도모하시길 바랍니다.


■ 붕어빵으로 알아보는 재무, 주식

주식 투자를 처음하는 주린이들을 위해 어려운 재무지식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였습니다.

아주 간단한 구조를 가진 붕어빵집을 활용하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하였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주린이를 위한 투자가이드

이 글은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주린이들 위한 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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