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돌려 화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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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Blizzard)라는 게임 회사가 대한민국의 게임 유저에게 주는 의미는 특별합니다.

아니, 특별했다고 말하는 게 좀 더 정확하겠네요.

그들이 만들었던 게임들은 기존 한국 게임이 추구하던 화려함, 소름 끼치는 그래픽, 예쁘고 멋진 주인공들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눈이 즐거운 게임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다만, 블리자드는 게이머들의 심장을 뛰게하는 게임을 만들었었습니다.

많은 게이머들은 너나할 것 없이

"호드를 위하여"
"얼라이언스를 위하여"

라고 외치며 게임 속에 빠져들었고, 많은 게이머들의 인생은 구렁텅이로 빠져들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호드vs얼라이언스)


 

나락으로 가버린 인생을 보상받기 위해 주식을 사..

진 않았고, 

블리자드가 가진 매력적인 게임제작 능력지적재산권(개성이 넘치는 캐릭터, 스토리들)으로 게임회사를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고, (실제로 영화도 나왔고요) 저의 첫 미국 주식이 되었습니다.

 

(팬만 봤던 영화)


■ 블리자드 주식 가격

2017년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 매수하고(50달러 초반) 2020년 초반 50달러 후반에 주식을 모두 매도하면서 총 15%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분할 매수, 매도를 원칙으로 삼으며 웬만해서는 한 번에 모든 주식을 팔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첫 해외주식이며, 주식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주식을 모두 매도한 이유는 제가 더 이상 들고 있지 못할 몇 가지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1. 유저와의 불통(님폰없 사태)

블리자드는 매년 연말(11월)에 블리즈컨이라는 게이머들의 행사를 엽니다.

다양한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 행사, 캐릭터 굿즈 판매, 게임 리그 개최 등 볼거리가 많아 블리자드를 좋아하거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참석해보고 싶을 만한 몇 개 없는 세계적인 게임 대축제입니다.

게이머들이 블리즈컨에 참석하는 이유는 축제를 즐기기 위함도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블리자드의 신작 공개일 것입니다.

앞선 블리즈컨에서 하스스톤이나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꾸준히 메가 히트작을 공개하여 유저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뚫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블리즈컨에서 사건이 터지고 맙니다.

 

"모바일 디아블로"

 

디아블로의 후속작(디아블로 4)이나 디아블로 2의 리마스터판을 기대했던 게이머들은 난데없는 모바일판 디아블로의 등장으로 당황하였습니다.

당황한 것은 블리자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이머들의 환호성을 기대했는데 발표장에 적막만이 흐르자 개발자의 독백과도 같은 신작 발표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당황한 표정을 보니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Q&A 시간이 되어 게이머들의 불같은 질문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 철 지난 만우절 농담이죠?
  • 디아블로는 PC게임인데 왜 모바일로 내놓는지?
  • 모바일로만 즐겨야 하느냐? PC랑 연동은 불가능한가?

등등 불만 섞인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PC버전으로 만들 생각 없습니까?)

 

"Do you guys not have phone?"
(" 님들 폰 없어요?")

 

(님들 핸드폰 없어요?)

 

너무 부정적인 게이머들 반응에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던진 말이었겠지요.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에서 농담을 했고, 유저들의 성난 마음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적절하지 못했던 것은 이후의 블리자드의 태도입니다.

그런 불만을 인정하고, 내용을 정리하여 입장 발표나 게이머들의 분노를 잠재울 방법을 찾았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유튜브 공식 계정의 부정적인 댓글을 삭제하는 등의 눈속임 방법으로 사태를 무마하고자 했습니다.

 

위의 블리자드 주식 가격이 2018년~2019년에 바닥으로 내리꽂는 시점이 바로 이시점입니다.

 

하지만 이 때 저는 주식을 팔지 않았습니다.

골수유저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했고, 실수에 대처도 굉장히 미흡했지만 양산형 모바일 게임이 난무하는 이때 액티비전 블리자드에서 이들을 평정할 수 있는 퀄리티의 게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블리자드 주식 가격도 상승할 뿐더러 게이머로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 핵심 개발자들의 이탈

 

블리자드의 정식 기업명칭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입니다.

'콜 오브 듀티'라는 메가 히트작을 가진 액티비전과 블리자드가 합병하면서 명칭을 변경하였고, 이후 '캔디 크러시 사가'를 만든 킹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되었습니다.

덩치가 엄청나게 커진 블리자드였지만, 그 안에서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액티비전이 매출이 훨씬 높았고, 이윤창출이라는 목적이 최고였던 액티비전의 운영에 기존 블리자드 멤버들이 실망하고 나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비판과 논란 - 나무위키

최종적으로 액티비전에 대한 의혹과 그에 대한 반박을 종합해서 선후관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블리자드가 액티비전과 합치고, 한동안 블리자드는 잘 나갔다. 당시 블리��

namu.wiki

 

핵심 개발자의 이탈은 곧 게임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과 같지요.

 

하지만 이때도 참았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인력들로 인하여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새로운 발전을 할 수도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3. 게임회사로서의 아이덴디티(정체성)를 상실함

 

당연하게도 게임회사라면 게임을, 전자제품 회사라면 전자제품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기본입니다.

 

핵심 개발자들의 이탈로 인하여 그들의 게임이 갖고 있던 정체성은 상실되었고, 이후 나오는 게임과 태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매니악한 느낌을 가진 블리자드의 게임에서 캐주얼해진 블리자드 게임에 불평불만은 했지만, 게임 시장의 흐름이 그러하다고 생각했고, 마지막 희망을 놓진 않았습니다.

 

(워크래프트3 깐포지드)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a.k.a 워크래프트 깐포지드)

이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게임회사가 게임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유저들과 했던 약속을 어겼으며, (출시일 딜레이, 공개했던 UI 변경 등) 플레이가 불쾌할 정도로 엉망인 퀄리티, 이후 불성실한 A/S까지 통합적으로 완벽한 쓰레기를 만들어버렸습니다.

 

저는 블리자드에 투자를 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매출만 보고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블리자드가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애정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게이머들을 위한 태도 등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무형의 가치,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투자했습니다.

무형의 가치가 손상되지 않으면 게이머들은 언제든 환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회사의 주인과 같은 마음으로 애정을 갖고 투자한 것이지요.

 

현재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의 선방과 킹의 모바일 게임 선전으로 매출액과 주가는 사상 최대로 찍고 있지만, 블리자드는 예전의 무형의 가치와 가능성을 잃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을 모두 (팔아)버렸습니다.


블리자드(Blizzard)라는 게임 회사가 대한민국의 게임 유저에게 주는 의미는 특별했습니다.

게임을 넘어 그들의 추억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친구들과 야자 빼먹으면서 스타리그 보러 가고, 대학교는 학점은 포기했지만 와우 공격대는 포기할 수 없었고, 게이머들의 추억에는 블리자드 게임이 항상 있었습니다.

 

블리자드는 변하질 않길 바랬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돈에 미쳐 싸구려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도, 게이머들을 존중해주고,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는 장인정신을 가진 예전 블리자드의 모습이 계속되길 바랬던 것은 우리들만의 욕심이었을까요?

 

아마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 가격은 계속해서 오를겁니다.

e-sports의 발전과 인식 개선들로 인해 시장의 파이(유저)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게임 회사로서 중간만 가도 즐겨줄 유저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 흐름으로 회사의 덩치는 커질겁니다.

하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 안의 그 옛날 유저를 사랑하고,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던 블리자드는 제 마음속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Winter is coming"

드라마 '왕좌의 게임' 세계관에서 장벽 밖 공포의 대상인 화이트 워커들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하라는 스타크 가문의 가언입니다.

 

하지만, 우리 게이머들은 새로운 겨울(블리자드)을 기대하고있습니다.

왕좌가 사라진, 봄이 와버린 게임판에 새로운 폭풍(블리자드)을 우리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폭풍을 기다립니다. 시공의 폭풍은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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